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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되풀이되는 업역 갈등, 10억원 미만 소규모 종합공사

보도일자 2021-07-07

보도기관 e대한경제

2021년은 오랫동안 논의와 협의 끝에 출범한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의 원년이다.

특히, 생산구조와 관련해 지난 40여 년간 종합과 전문건설업 간의 공고했던 갈라파고스식 업역이 공공공사부터 발주자의 선택에 따라 상호시장에 원·하도급이 모두 가능하도록 개편된 업역규제 개편의 첫해다.

하지만 노사정 간 합의를 통해 제도개선 시행이 고작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4월 소규모 전문공사 시장에 대한 종합건설사업자의 상호시장 진출 확대로 일감을 뺏긴 전문건설업 일방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개선해야 함을 이유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김윤덕 의원 대표 발의)이 발의됐다.

개정안의 내용은 크게 2가지를 담고 있다.

전문건설사업자가 공사예정금액 10억원 미만(관급자재 금액 및 부가가치세 제외) 종합공사의 도급(상대업종 진출) 시 종합건설사업자의 등록기준 보유를 면제하는 것이 첫 번째 개정안의 내용이다.

전문건설사업자 보호를 위해 2023년까지 한시적으로 공사예정금액 2억원 미만 전문공사의 종합건설사업자 상호시장 진출을 제외한 범위를 확대해 공사예정금액에 포함돼 있는 관급자재 금액 및 부가가치세를 제외하는 예외 규정 마련이 두 번째 개정안이다.

즉, 개정 법률안에서 담고 있는 내용은 균형과 합리성은 외면한 채 전문건설업의 보호(한쪽의 이익)를 위해 종합건설업의 피해(다른 쪽 손실)를 강요하는 제로섬 게임의 형국이다.

또한, 법안 개정을 요구하는 측에서는 개정 법안의 통과를 위한 전문건설사업자의 피해 부각을 위해 전체 발주공사 대비 상호시장 진출 허용공사의 비중 차를 미고려한 채 상호시장 진출 허용공사 중 상대 업역에서 수주한 건수와 비중만을 제한적으로 제기한 통계 착시의 주장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

이번 개정 법안은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의 목적인 상호시장 진출 활성화를 통한 경쟁 촉진 유도의 원칙은 외면된 채 오히려 업역 개편 이전의 첨예했던 업역 다툼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또한, 상대 업종 시장에서의 낙찰을 보장하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자격을 갖춘 건설사업자라면 상대 업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상대적 평등의 보장이라는 생산체계 개편의 원칙을 훼손한 개정안이라 할 수 있다.

즉,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일정 수준 결과의 평등을 법을 통해 강요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발주자와 건설공사의 결과물인 시설물의 사용자(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공사를 도급받기 위한 자격과 이를 위한 등록기준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업역규제 개편에 따른 상호시장 진출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 대원칙이다.

즉, 원칙에 대한 예외는 엄격하고 좁게 적용(singularia non sunt extendenda)돼야 한다.

10억원 미만을 예외의 범위로 규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즉, 원칙이 무너질 것이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소규모 복합공사제와 의제 부대공사의 범위에 관한 첨예한 업역 다툼 때에도 반복적으로 논의됐고, 갈등이 표출됐던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업역규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이익 확대의 욕망이 법 원칙을 다시금 침해하는 상황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이익과 이해 사이에서 국회의 합리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또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소규모 복합공사제에서와 같이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의 목적과 원칙을 훼손한 타협이 이뤄진다면, 이번과 같은 상황이 이번 한 번에 그칠 것이 아니라 법 원칙 예외의 범위에 대한 갈등이 계속될 것이고, 이는 곧 진정한 산업의 발전에 또다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입법과 행정기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