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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이란 건설시장을 바라보는 자세

보도일자 2022-01-25

보도기관 아시아투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탈퇴로 폐기 위기에 직면했던 이란 핵합의가 지난 11월 29일을 시작으로 복원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과의 기싸움이 만만치 않아 낙관론보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란은 핵합의 복원 조건으로 전면적인 경제 제재 철회와 향후 제재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핵합의 이행사항 진척에 따른 단계적 제재 해제와 기존 경제 제재만 해제할 수 있으며, 이란이 바라는 보증 따위는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복원 논의의 결과가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지만, 긍정적 시나리오 전개가 가능하다면 이란 건설시장은 놓쳐서는 안 될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 제재 해제로 이란이 다시 세계경제 무대로 복귀하면 이란은 에너지 개발과 정유 생산 등과 관련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특히 이란 재정 수입의 핵심인 석유 수출 재개가 세계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일 것이다. 제재 전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약 380만 배럴 수준으로 수출 재개로 인해 약 200만 배럴 이상의 이란산 원유가 매일 시장에 풀리게 된다. 이러한 공급 확대는 국제유가 예측에 있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수출 재개에 따른 재정 수입 확대는 오랜 경제 제재로 망가진 이란의 인프라 재건을 위한 실탄으로 쓰일 것이다.

이란 건설시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역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국내 건설기업은 이란 건설시장 진출 이후 총 171억 달러를 수주했으며, 2002년에는 18억7000만 달러로 전체 수주(61억 달러)의 30.6%를 차지하며 국가별 수주 규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때문에 핵합의 복원과 경제 제재 해제에 따른 이란 건설시장의 재개방은 국내 기업에 놓쳐서는 안 될 기회 요인이다. 하지만 2015년 오바마 정부의 핵합의 타결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국내 기업이 2016년과 207년에 10억 달러 이상의 사업을 수주했지만, 제재 복귀로 계약 해지된 사례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해외건설 수주는 2015년 이후 작년까지 300억 달러 안팎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부터 5년간 연평균 650억 달러가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연된 사업 발주의 정상화와 건설투자 증가로 올해 해외 건설시장은 작년보다 개선될 전망이지만, 우리 기업의 수주 회복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부진 탈출을 위해서는 중남미 등과 같은 지역, 전기 부문과 같은 공종에서의 단발성 대형 수주에 의존하지 않는 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기존 시장과 공종에서의 안정적 수주 확보가 절실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란 건설시장의 재개방은 우리 정부와 기업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시장이 다시 열릴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전략을 마련해 재진출을 타진해야 한다. 특히 경제 제재로 인한 재정이 부족한 이란의 상황을 고려해 금융투자를 동반한 사업 제안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및 금융 조달 등을 포함하는 팀코리아 전략을 통해 23억 달러 규모의 송전공사 사업을 수주한 것처럼 시스템을 통한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

비록 핵합의 복원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동향을 자세히 파악하고 가능성이 현실로 전환될 때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란 건설시장 재진출이 부진한 해외건설 수주 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