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투자의 위험성
보도일자 2003-05-03
보도기관 서울경제
아이작 뉴턴은 만유인력과 행성운동에 관한 이론 등을 통해 근대물리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물리학의 대가였던 그도 주식투자에서는 크나큰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었다. 뉴턴은 18세기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우스 시(South Sea Company) 주식사기사건''에 휘말린 비운의 투자가였던 것이다.
이 사건은 ''네덜란드 튤립투기사건'' ''프랑스 미시시피 버블''과 더불어 투기거품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우스 시는 영국정부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국채를 자사주로 전환하기 위해 주식 프리미엄 형성이라는 유인책을 사용했다.
당시 신대륙 남미에 대한 투기에 열중했던 왕족과 귀족들은 사우스 시 주식투기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로 인해 사우스 시의 주당 가격은 발행 6개월 만에 8배까지 치솟았다.
뉴턴도 이 대열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85세의 고령이었던 그는 이 투기열풍에 참여해 7,000파운드의 이익을 올리는 등 수익률 100%를 달성했다. 그가 이 수준에만 만족했어도 훗날의 쓰라린 투자실패를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된 주가급등의 유혹에 빠져 다시 거액의 주식을 사들였고 이후 주가폭락으로 2만파운드에 달하는 손실을 입게 된다. 당시 뉴턴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는 있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급등은 ''인간의 광기''를 지적했던 뉴턴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어떻게 해서든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아파트투자자들의 강한 집착이 가격상승을 지속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믿음과 달리 재건축이 무산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현재 형성된 매매호가의 20~50% 가량은 거품처럼 붕괴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 같은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최근 재건축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 제도환경변화에 너무나 안이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는 7월 무분별한 재건축을 억제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시행된다. 또 일반주거지 종세분화가 6월 말까지 확정되면 일부 재건축단지들은 예상보다 낮은 용적률과 층수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직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곳이라면 주거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는 등 사업을 거의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안전진단이 통과됐다고 해도 착공까지 10년 정도의 기간이 추가로 걸리게 된다.
만약 10년 후 주택시장 상황이 지금과 다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문제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장기전망 없이 안전진단 통과와 같은 당장의 단편적 사업추진에만 몰두한 채 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은 이미 고점에 다다라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여 동안의 가격급등으로 향후 사업추진시 일어나야 할 가격상승이 미리 반영된 상태다.
이제부터 사업추진 속도에 따른 미미한 가격상승은 가능하겠지만 도시계획과 건축기준의 변화, 시장상황 변동 등의 리스크로 인해 현재의 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투자자들의 심리를 지배하는 ''낙관론''의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무엇보다 변덕이 심한 우리의 주택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고삐를 죄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규제완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이 그랬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원칙 없이 시장상황에 따라 돌변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 역시 ''버티고, 우기고, 항의하면'' 정책이 다시 바뀔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지금도 재건축사업을 관할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ㆍ중앙정부 사이에 행정적 혼선이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투자자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 있다. 부동산은 결코 깡통계좌가 되지 않는다는 신화의 이면에 부동산은 주식처럼 쉽게 처분할 수 없다는 함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 속의 수많은 투자실패 사례가 시사하듯 시장에 대한 과도한 맹신은 막대한 투자의 아픔을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인간의 광기''를 넘어선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이 사건은 ''네덜란드 튤립투기사건'' ''프랑스 미시시피 버블''과 더불어 투기거품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우스 시는 영국정부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국채를 자사주로 전환하기 위해 주식 프리미엄 형성이라는 유인책을 사용했다.
당시 신대륙 남미에 대한 투기에 열중했던 왕족과 귀족들은 사우스 시 주식투기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로 인해 사우스 시의 주당 가격은 발행 6개월 만에 8배까지 치솟았다.
뉴턴도 이 대열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85세의 고령이었던 그는 이 투기열풍에 참여해 7,000파운드의 이익을 올리는 등 수익률 100%를 달성했다. 그가 이 수준에만 만족했어도 훗날의 쓰라린 투자실패를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된 주가급등의 유혹에 빠져 다시 거액의 주식을 사들였고 이후 주가폭락으로 2만파운드에 달하는 손실을 입게 된다. 당시 뉴턴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는 있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급등은 ''인간의 광기''를 지적했던 뉴턴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어떻게 해서든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아파트투자자들의 강한 집착이 가격상승을 지속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믿음과 달리 재건축이 무산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현재 형성된 매매호가의 20~50% 가량은 거품처럼 붕괴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 같은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최근 재건축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 제도환경변화에 너무나 안이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는 7월 무분별한 재건축을 억제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시행된다. 또 일반주거지 종세분화가 6월 말까지 확정되면 일부 재건축단지들은 예상보다 낮은 용적률과 층수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직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곳이라면 주거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는 등 사업을 거의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안전진단이 통과됐다고 해도 착공까지 10년 정도의 기간이 추가로 걸리게 된다.
만약 10년 후 주택시장 상황이 지금과 다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문제는 투자자들이 이 같은 장기전망 없이 안전진단 통과와 같은 당장의 단편적 사업추진에만 몰두한 채 매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은 이미 고점에 다다라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여 동안의 가격급등으로 향후 사업추진시 일어나야 할 가격상승이 미리 반영된 상태다.
이제부터 사업추진 속도에 따른 미미한 가격상승은 가능하겠지만 도시계획과 건축기준의 변화, 시장상황 변동 등의 리스크로 인해 현재의 가격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투자자들의 심리를 지배하는 ''낙관론''의 근거는 무엇일까. 이는 무엇보다 변덕이 심한 우리의 주택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당장은 고삐를 죄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규제완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이 그랬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원칙 없이 시장상황에 따라 돌변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 역시 ''버티고, 우기고, 항의하면'' 정책이 다시 바뀔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지금도 재건축사업을 관할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ㆍ중앙정부 사이에 행정적 혼선이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투자자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 있다. 부동산은 결코 깡통계좌가 되지 않는다는 신화의 이면에 부동산은 주식처럼 쉽게 처분할 수 없다는 함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 속의 수많은 투자실패 사례가 시사하듯 시장에 대한 과도한 맹신은 막대한 투자의 아픔을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인간의 광기''를 넘어선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