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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어반 르네상스'' 추구하는 英 도심재개발

보도일자 2003-08-28

보도기관 서울경제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이 그러하듯이 영국의 도시들도 도시의 역사성을 매우 중요시 한다. 이러한 도시의 역사성 중시 풍조는 바로 그들의 도시개발 패턴에서 잘 드러난다. 유럽 도시들은 대부분 신개발은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현재 진행중"인 개발만 있을 뿐이다. 지난 40년대부터 시작된 신도시 개발이 어느 정도 무르익자 영국에서는 기존 시가지를 정비하는 재개발 사업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영국의 재개발은 몇 가지 단계와 특색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 첫째 단순히 물리적인 개축의 재개발이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일명 어반 리제너레이션(Urban Regeneration)이라고 부르는 이 개발정책은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Urban Regeneration는 신도시 개발과 마찬가지로 보통 짧게는 10년에서 2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지역 내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다양한 공간구조의 변화, 지역 거주민의 커뮤니티 활성화가 주요한 개발의 목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최근 새로운 경향이 가미되어지고 있다. 그것은 그 동안 도시개발에서 간과해 왔던 사소한 문제들을 보완하고 재고려 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도시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 방법이다. 즉 물리적인 건축물을 개보수하는 것보다 지역 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도시 소프트웨어 정비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다. 그들은 이것을 일명 어반 르네상스(Urban Renaissance)라고 부르고 있다. 영구 도시개발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그네들이 살아온 ''인간의 역사''를 ''보존''하고 ''존중''하는 공간구성에 있는 것이다.

600년 고도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최근 일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의 바람을 보면서 우리는 진정 도시개발의 목표를 무엇에 두는지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개별적인 자산가치 상승에 눈이 어두워 나와 내 이웃이 살아온 삶의 역사가 담긴 도시를 하루아침에 콘크리트 고층건물로 바꾸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우리의 결단력이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천천히 드러나지 않는 것들을 고쳐 나가는 것이 도시의 가장 큰 개혁과 재개발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