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상반기 건설경기 호황세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보도일자 2003-09-06

보도기관 산업저널

2003년 상반기, 건설관련 지표들은 지난 6월에 예상치 못한 급증세를 기록하면서 모두 다 호전되었다.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실적 등은 1월부터 5월까지 완만한 상승세 유지 또는 하강세를 보였으나 6월에 전년동월대비 각각 100% 이상 증가하면서 상반기를 모두 다 증가세로 마감한 것이다.

국내 경기가 청년실업 및 개인파산 증가 등으로 소비와 투자의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 관련 지표들만 호조세를 유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9%로 낮아져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2.7%에 그쳤다. 하지만 건설투자 및 건설업GDP는 7∼8%대의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반경기와는 다소 차별된 건설경기 활황세의 원인을 건설수주 실적을 중심으로 진단하고 향후 경기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재건축과 민자사업 급증이 주요 원인

대한건설협회에서 집계하는 건설수주는 건축허가면적과 주택건설실적 등 다른 지표들에 비해 그나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재건축과 재개발사업 수주가 수도권에서 뿐만아니라 지방에서도 꾸준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제도변화를 앞두고 건설업체들이 기민하게 반응한 결과였다.
우선 1∼5월까지의 건설수주 추이를 살펴보면, 재건축수주 등 주거용 건축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하였고 발주자별로는 공공부문이 4.7%, 민간이 15.0% 증가하였다. 공종별로는 토목이 9.4%, 건축이 13.0% 증가하여 민간과 건축의 증가세가 우세하였다.

전체 수주액에서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3.9%로 외환위기 이후 계속 높아지면서 건설시장이 민간중심의 시장으로 견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공종분류가 보다 상세한 통계청 수주자료를 활용하여 세부공종별 순증가액 분석을 해 보면, 재건축·재개발 수주 증가와 더불어 민간투자사업 및 발전소 공사의 계약체결이 공교롭게도 6월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월의 순증가요소는 주로 민간부문에 있으며 민간부문은 전체적으로 5조 2,032억원 이상 순증하였다. 그 중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 등 민자사업도 1조원 가까이 순증했다. 하지만 민간부문의 증가는 주로 주택부문의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통계청 기준으로 민간부문에서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3∼64%이며 또 주택부문에서 민간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92∼96%나 되기 때문이다.

주택부문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3조 3,883억원 가량 증가하였으며 그 중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의한 증가가 2조 5,939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2002년 6월의 경우 5,745억원에 불과하였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올해에는 3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건수도 지난해 6월 11건에서 올해는 48건으로 4배이상 늘었다.

올해 6월 중 롯데건설은 1조원이 넘는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여 수위를 차지하였으며 그 외에도 코오롱건설, 풍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후발 업체들도 재건축 사업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에는 지방에서의 재건축사업수주가 많은 것도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발주한 신고리와 신월성 발전소의 수주로 인해 발전·배전부문에서도 1조원 가량의 순증을 기록한 것도 6월 수주증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하반기 건설경기 위축 예상

하반기에는 6월의 이례적인 급증으로 인해 물량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4년간의 대한건설협회 수주통계를 기초로 작성한 월별계절지수를 통해 살펴보면, 공공토목을 제외한 전 부문이 상반기, 특히 6월에 수주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평균 계절지수를 밑도는 수준에서 실적이 시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재건축중심의 민간건축은 감소폭이 다른 부문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 재건축 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2∼3년 정도 사업 시행이 미뤄질 수밖에 없고 사업 수익성도 크게 악화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내년과 내후년에 진행될 사업들도 올 상반기에 앞당겨졌고 하반기에 추진하려던 물량은 대거 상반기에 집중된 것이다. 하반기 한동안은 새 법 시행의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세가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지방의 재건축 사업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자사업은 민간제안사업위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공공토목사업은 상반기에 발주가 지연된 바람에 하반기에도 상당한 물량이 대기되고 있어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건설수주는 하반기의 건축경기의 하강세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실적이 크게 좋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