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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10년 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보도일자 2005-10-11

보도기관 일간건설

건설업체 규모에 따른 경기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소업체들은 ‘탈출구 없는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수주물량이 대폭 줄었는데 과열경쟁으로 저가수주가 불가피하여 수익성마저 크게 저하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향후 10년 전망은?’ ‘과연 우리 회사는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씨름하고 있다.
누가 정답을 줄 수 있을까?
시장을 지켜보면서 스스로 내려야 할 판단일 것이다.
지난달 건설업계와의 간담회에서 국무총리는 과거처럼 경기가 어려워져도 건설경기를 부양해서 경기를 살리는 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설업계도 시장에 의해 합리적으로 구조조정될 필요가 있음을 피력했다.
실제로 내년 중앙정부 예산계획을 보면,  수송·교통·수자원 등 SOC부문 예산을 2.7% 줄였다.
이미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예산을 줄이는 대신 민간재원을 활용할 계획으로 건설-임대방식 민간투자사업인 BTL(Build Transfer Lease)은 8조3,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2005~2009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도 SOC 예산 증가율은 2% 이하로 낮춘 대신 민간자본을 끌어 쓸 계획을 담았다.
또한 모든 공공공사에 최저가 낙찰제를 확대해 예산을 절감하려는 정부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업역제한 폐지, 주계약자형 공동도급, 하도급제도, 지방계약제도 등 건설산업 구조와 입·낙찰제도 변화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정책도 8·31 종합대책에서 밝힌 기본입장을 중심으로 일관성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시장의 투명화, 투기억제, 공공의 역할 강화 등을 골자로 해서 부동산 보유세는 계속 강화하고 주택공급방식은 선분양에서 점차 후분양으로 유도하며 공영개발을 통한 공급 비중을 늘려갈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급격한 정책 변화와는 달리, 향후 10년 동안 건설시장 규모는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 기업도시·혁신도시 건설, 미군기지 이전사업, 대북사업, 환경복원사업, 재건축, 리모델링, 도심재개발 등의 사업 기회가 적지 않다.
또 건설산업이 국가경제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도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의 10년을 요약하면, 시장은 있으나 시장 룰이 크게 바뀐다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도급형 사업이 줄고 민간투자사업 등 기획형 사업은 증가할 것이며 전문 기술과 시공능력을 보유한 전문 시공업체들이 우대받는 시장이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위기를 인식하는 업체들은 이제부터라도 산업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야 살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서는 비전이 없고, 환경변화에 맞춰 변모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라지 않는가.
건설업계가 탈바꿈을 할 때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건설산업으로 몰려오고 건설산업은 다시 국가성장동력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기업의 구조를 재편성(리스트럭처링)해야 한다.
사업 영역, 주력 공종, 기업 내 조직 등을 시장의 변화에 맞게 재편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업의 위상과 역할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영업, 견적, 사업관리능력 등을 바탕으로 원도급자로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핵심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 하도급자로 시장에 참여할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다음에는 규제개혁을 선도해 가야 한다. 과거의 관행과 틀 속에서 작은 이익을 얻으려고 규제의 장벽을 더 높여서 그 안에 안주하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룰을 만들고 그 룰에 따라 선의의 경쟁을 할 때 진정한 규제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활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사업기획능력, 재무능력, 사업관리능력 등을 한번에 확보하기는 어렵다. 컨설팅회사, 금융권, CM, 설계업 등 유관 업계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이야말로 기업의 생존과 발전의 관건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자기혁신에 부단히 공을 들여야 한다.
영국 건설혁신센터가 내세우는 한 경구가 있다.
“만일 우리가 과거의 방식만을 고수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과거를 넘어설 수 없다.”
일회성 개혁에 그쳐서는 지속적으로 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부단한 혁신이 필요하다.
현재의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미래를 향유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갖고서 도전과 응전 정신으로 자기혁신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10년 후, 살아남은 자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