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언론기고

건설산업의 새 활로, 중동에서

보도일자 2006-01-18

보도기관 일간건설

2005년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건설시장이 2002년을 정점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니, 해외건설 수주실적의 급상승은 반갑기 그지없다.  

중동시장, ‘오일달러’의 향방은 1970년대와 달라

최근의 해외건설 호황은 중동의 건설 붐에 힘입은 것이고, 중동의 건설 붐은 고유가로 인한 ‘오일달러’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 실제로 1998년에 배럴당 15달러에도 못미쳤던 국제유가는 수직상승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산유국들은 석유수출을 통해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 들이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를 제외한 전세계 산유국들이 석유수출로 벌어 들인 돈은 1998년에 1,290억달러였지만, 2002년에는 2,810억달러로 증가하였고, 금년에는 7,0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한 이코노미스트가 올린 보고서를 보면, 오일달러는 1970년대와 달리 더 이상 “달러화 표시 자산의 구입자금으로 전환되어 세계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중동의 오일달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첫째는 주식시장이다. 예컨대, 금년 11월까지만 해도 두바이는 166%, 사우디아라비아는 99%, 쿠웨이트는 82%, 아부다비는 80%, 카타르는 69%에 달하는 주가상승율을 보였다. 특히 두바이와 아부다비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2000년에 150억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2005년말에는 2,000억달러를 넘어 섰다. 주식시장의 버블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주식시장에서 손털고 나갈려는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둘째는 중동 각국의 부동산 개발시장이다. 지금의 두바이를 보고 10년전의 상하이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하이와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상하이에서는 건물이 지어진 뒤에도 한동안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두바이에서는 건물을 짓기도 전에 팔려 나간다. 두바이 해변지역 개발사업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울 만큼 엄청난 규모다. 두바이 뿐만 아니라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과 같은 걸프협력위원회(GCC) 소속 국가들 모두가 독자적인 개발계획을 갖고 활발한 투자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는 공공부문의 부채상환이다. 세계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2004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92%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공부문 부채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석유수출 대금의 상당부분을 재정건전화를 위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미국의 자본유출입 통계를 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미국 재무부 채권 보유액이 2005년 2월에 676억달러로 최고액을 기록한 뒤 9월에는 546억달러로까지 줄어 들었다. 이같은 통계는 “달러화 표시 자산”에 대한 산유국들의 투자의사가 별로 없다는 것을 뜻한다. 고유가로 인해 석유수출 대금은 크게 증가했지만, 과거와 달리 오일달러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사실을 놓고 보면, 중동 오일달러가 또다시 1970년대처럼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리라는 섣부른 기대를 갖기 어렵다. 국무총리의 중동 5개국 순방길에 동행하면서 확인한 것이지만,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 각국은 도로나 항만같은 단순 인프라시설보다는 팜 아일랜드나 버즈 두바이 같은 “세계 최초”, “세계 최고”, “세계 최대”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면서 석유자원 고갈시점을 대비하고 있다. 우리 기업과 정부의 중동시장 진출확대 전략도 오일달러가 가는 방향을 보고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동의 허브 - 두바이(Dubai)

이번 중동 방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중동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두바이(Dubai)였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동’이라고 하면 사막, 석유, 낙타, 이슬람 종교와 문화, 테러 등이 연상될 것이다. 하지만 두바이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같은 선입견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심에는 바닷물을 끌어 들여 운하를 만들어 놓았고, 세계 최고라는 버즈 알 아랍호텔을 비롯한 현대식의 초고층 건물이 즐비하다. 작년말에는 사막에서도 일년내내 스키를 탈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실내 스키장이 개장되었고, 팜 아일랜드나 세계지도(The World) 모양의 인공섬, 그리고 우리 건설업체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의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미국 디즈니랜드의 8배에 달하는 테마파크 ‘두바이 랜드’도 건설중이다. 향후 연간 1억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한 ‘두바이 드림’ 계획은 2018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두바이 개발계획의 10%만 실행에 옮겨졌다고 하지만, 이미 두바이는 중동의 허브가 되어 있고, 머지 않아 세계의 허브가 될 전망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금융과 무역 위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