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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건설업 양극화 해소, 거시적으로 접근해야

보도일자 2006-03-24

보도기관 한국건설신문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최우선을 두겠다고 선언했다. 빈부 격차는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양극화 이슈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것은 빈부 격차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고 구조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양극화는 사회 도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건설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대중소업체간 갈등은 건설업계의 해묵은 과제이다. 건설업계의 양극화는 바로 대중소업체간의 수주 경쟁력 격차로부터 나오는 갈등을 의미한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도 양극화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업체간 격차와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양극화 문제는 진단보다는 처방이 어려운 과제이다. 누구나 양극화의 심각성에는 동의하지만, 그 해법에서는 상이한 의견을 제시한다. 양극화 문제의 접근법은 궁극적으로 이념적 사고에 기반하는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양극화 문제 역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지금까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의 상당부분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규모 또는 업역별 업체간 갈등만 키워왔을 뿐이다. 자본주의는 시장원리에 기반하여 작동하고 성장한다. 따라서 이러한 기본 원칙에 반하는 제도들은 효과성이 떨어지면서 부작용을 낳기가 쉽다. 건설산업의 중소업체 보호제도 역시 대부분 이러한 범주의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 전반의 양극화 해소와 마찬가지로 건설산업의 양극화 해결도 시장원리의 근간을 살려가면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시장경제 원리의 근간을 손상시키는 양극화 해소 방안은 결국 공멸을 초래할 뿐이다. 그래서 건설산업의 양극화 해소 방안은 해결이 어려운 과제이다. 해결이 어려운 과제일수록 시야를 넓혀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이왕 양극화 이슈가 새롭게 제기된 만큼 건설산업의 양극화 문제를 보다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면 어떨까. 문제를 보는 패러다임을 바꾸면 새로운 접근법이 나온다. 양극화 그 자체를 해결하는데 집착하지 말고, 양극화를 해결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관점에서 양극화 문제 해결 방안으로 다음 세가지 이슈를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물량의 배분을 논하기 전에 건설시장을 키우는데 보다 많은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성장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양극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우리 경제의 양극화는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산업간 양극화 현상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성장 동력이 첨단산업에 집중되는 가운데 건설산업은 어느새 장래성이 없는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건설산업의 양극화 해소는 신수요 창출과 같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파이를 키우고, 우량 중소건설업체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건설산업의 시장 질서를 건전화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 건설산업은 지나치게 양산된 무자격 부실업체의 난립으로 성장 잠재력을 상실함은 물론 국민의 신뢰마저 잃어가고 있다. 아무리 건설시장을 키우고 중소건설업체를 위한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았다 하더라도 내부 시장질서가 혼탁스럽고 공정 경쟁의 룰이 작동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무자격 부실업체의 난립은 건전한 중소건설업체의 성장 토대를 잠식할 뿐만 아니라 건설산업의 존립 기반을 위협한다. 건전한 중소건설업체가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양극화를 해소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셋째, 대중소업체간 물량 배분 방안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지금까지와 같이 적대적 입장에선 시장 영역 쟁탈 게임은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이해 당사간의 갈등만 키우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이미 알고 있다. 건설생산활동은 본질적으로 상생 협력 과정을 통하여 효율성을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 건설산업의 양극화 해소와 균형 발전 전략은 적대적 관계를 협력적 관계로 전환하는데서 찾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방안은 물론 기업간 상호 협력을 통한 발전 방안은 발상만 바꾸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건설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파트너링제도와 같은 건설참여자간의 적극적인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도화 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우리 건설산업은 지금 매우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장기적으로 시장 위축이 예상되는 반면, 기업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