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은 도로, 항만, 철도, 댐, 교량,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에서부터 민간분야의 고층빌딩,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가장 근본적인 산업의 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건설현장에서는 설계, 제작, 시공기술 등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하거나 기술우위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지 못하여 부실공사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고, 시장에서는 저가경쟁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전체 건설엔지니어링시장규모의 축소와 업체수의 증가는 엔지니어링 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건설엔지니어링의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오다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에 1.6조원을 정점으로 1998년 1.1조원 시장으로 급속히 감소하였다. 그 이후 2001년에 1.7조원 시장으로 1997년 수준을 조금 상회하였으며 2003년에는 약 2.9조원으로 크게 증가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수는 1997년에 569개 업체에서 2003년 1,530개 업체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업체당 평균 수주액도 1997년의 28억원에서 2003년에는 19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하였다. 더욱이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의 해외 수주는 1997년에 261억원에서 2003년 113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육성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핵심 공통기반기술의 개발을 지원하고, 엔지니어링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엔지니어링 산업은 시장규모로나 제도적인 인프라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엔지니어링의 해외동향을 살펴보면 1980년대 초반 미국의 기업들은 해외수주 감소와 달러강세 등으로 인해 일본 등과의 경쟁에서 국제경쟁력을 상실하자 일단 국내시장으로 회귀한 다음, 국내에서 급격한 인원 감축을 단행하는 등 구조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90년대 초반부터 국내외 수주는 서서히 회복되었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이전과 비슷한 40%선을 유지하게 되었다. 일본, 독일의 기업들도 1980년대 후반의 버블 경기, 동서독의 통합 특수로 인해 국내 수주에서 호조를 보였으나, 기본적으로는 엔화․마르크화의 강세, 국내임금의 상승으로 국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또한 국내경기의 후퇴에 따라 국내에서의 수주도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통화강세로 인해 저렴해진 해외 제3국으로부터의 기기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노동력이 싼 제3국에서의 상세설계 등 아웃소싱을 단행하여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부터 시장에서 벌어지는 양상을 보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자국의 중공업․종합상사를 끌어들이고 일괄 수주하는 턴키방식은 물론 파이낸싱을 동원한 금융조달 방식까지 곁들이는 총력전의 모습을 띠고 있다. 결국, 최근의 엔지니어링 산업은 종합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여기에 금융조달기술, 기술의 종합화, 고급화된 특화상품에서의 경쟁력을 요구받고 있는 치열한 경쟁체제 속에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중저급 기술에서 발돋움하여 중상위기술로 발전하려는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기술력의 확보’와 ‘금융조달의 노하우’, ‘종합화’라는 3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으며, 선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기업들과 가격을 무기로 급속도로 추격해 오는 중국 등 개발도상국 기업들 틈새에서 독자영역과 능력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당면 현실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엔지니어링업체가 처한 현실적 어려움을 직시하면서 향후 급격한 환경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가 생존하고 더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기업차원에서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국내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확대를 위해 선진 엔지니어링 업체의 사업구조 혁신 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과 대응방안을 제시할 것이다.